2009년 12월 22일
1Q84 1,2권
글실력이 모자라 죄송스럽게도 잘 정리해놓으신 감상문을 빌려오네요."

"insane은 아마도 천정적으로 머리에 문제가 있는 것.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는 거야.
그에 비해 lunatic은 달에 의해, 즉 luna에 일시적으로 정신을 빼앗긴 것.
19세기의 영국에서는 lunatic 이라고 판정받은 사람은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그 죄를 한 등급 감해줬어.
그사람의 책임이라기보다 달빛에 홀렸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법률이
실제로 존재했어. 즉 달이 인간의 정신을 어긋나게 한다는 걸 법률적으로도 인정했던 거야."
(중략)
"그래서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뭐냐면, 지금 있는 달 한개만으로도 인간은 충분히 미쳐버릴 수 있는데
달이 하늘에 두 개나 떠 있다면 인간의 머리는 점점 더 이상해지는 거 아니냐는 거야.
바다의 밀물 썰물도 바뀔 거고 여자의 생리불순도 더 많아질거야. 정상이 아닌 일이 줄줄이 생길 거 같아."
본문 中
하루키 작품이란 단서에 망설임없이 구입한 '1Q84' 를 처음에 나는 I.Q 84 로 읽었고,
실제로도 검색창에 그렇게 입력 후 장바구니에 담을 때까지도 오류창이 뜨지도 않았다.
아마도 나같은 사람에 대한 배려였나? 나중에 알고서 피식 바람 빠지는 웃음이 터져버렸다.
일본어로 숫자 9를 쿠(く) 또는 큐(きゅう)라고 읽는다.
즉, 9 대신 같은 발음의 Q를 사용하여 1984 대신 1Q84로 표현한 것이었고,
이 제목은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이 1949년에 발간했던 "1984"에서 모티브를 얻은게 틀림없다.
1Q84의 Q는 본문 속 '아오마메'의 독백을 통해 알 수있듯이 Question mark의 Q로 일컫는다.
주인공 아오마메는 원래 1984년에 있어야 되는 인물인데 어느 순간 자기가 어느 시점에 살고 있는지
모르게 되기 때문에 1Q84로 칭해 버린다. 참으로 특이하고 신선한 발상이다.
물론 하루키의 발상이겠지만. 아무튼 표제로 완벽하다고 본다.
어쩌면 우리의 삶 속에서 긴가민가하는 어설픈 진실들은(자신의 주관적인 기억들)아무런
전제없이 어느 순간 객관성을 띠면서 가상된 세계를 현실로 인정해버리는(또는 묵인해 버리는)것이
종종 있다. 우리는 그것을 소설로 만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소설은 어디까지나 진실의 토대로한 현실의 끝자락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과연 사실일까?'하는
의문에 확인이 들어가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작가와 독자간의 Question은 계속 된다.
1권은 '아오마메'와 '덴고'라는 두 인물이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주도 하고 있다.
둘은 같은 연배로 1권에서 만남은 없다. 마지막 장을 달릴 때즈음엔 아오마메의 운명의 남자가 '덴고'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오마메는 일종의 청부살인업자인데 여성폭력을 일삼는 천하의 나쁜 놈들을
아이스핀으로 한순간에 '저세상'으로 보내버리는 무서운 여자지만 나는 왠지 동정심이 든다.
여기서 의문의 인물이자 소설을 이끄는 인물이 있는데 '후케에리'다.
그녀는 소용돌이의 구심점에 서 있다.
구심점은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지만 정 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흔들림이 없다.
그녀는 17세 소녀로 dyslexia(난독증)이지만 천재적인 두뇌를 가지고 있다.
즉, 두 문장을 연결해서 말할 줄 모른다. 하지만 단문장이지만 '핵심만 간단히'말하는 그녀에게는
상대를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게다가 상당한 미인이다.
그녀의 '공기번데기'작품을 편집한 덴고는 그녀에게 모성애를 느낀다.
그녀는 '선구'라는 폐쇄 종교집단과 세상과의 메신져 역활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구'는 거대하고도 조직적인 지배시스템을 갖춰 보이고, 독재권력의 통제 기구의 냄새가 난다.
무저항적이고 완벽한 신뢰를 받고 있는 종교집단 얘기는 종종 읽고(소설의 소재로) 들었는데 그 전말이 어디까지 일지 궁금하다.
그러니까, 그 조직내에서 탄생한 '공기번데기'의 소설로 인한 파장이 소설을 이끌고 있다.
아직까지는 '리플 피플'에 대한 정확한 얘기는 안나오지만 2권에서 그 전말이 드러나겠지. 기대된다.
하늘의 두 개의 달이 뜨는 기괴한 현상을 혼자만 목격하는 '아오마메'.
비정상적인 폐쇄 종교집단 '선구'의 비밀을 찾아내려는 '덴고'
'리틀 피플'의 진실을 알고있는 '후케에리'
2권은 과연 어떻게 진행될까.. 흥미진진하다.
"[공기 번데기]를 실제로 집필한 것은 덴고야. 그리고 지금 그는 자신의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있어. 그는 거기에서, 달이 두 개가 있는 세계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했어.
에리코라는 뛰어난 퍼시버가 그의 내면에 항체로서의 이야기를 떠오르게 한 것이지.
덴고는 리시버로서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었던 모양이야. 자네를 이곳에 데려온 것도,
말을 바꾸자면, 그 기차에 자네를 타게 한 것도 그의 그런 능력인지도 모르지."
(중략)
"그러니까 나는 이야기를 하는 덴고의 능력에 의해, 당신 말을 빌리자면 리시버로서의
능력에 의해, IQ84라는 다른 세계로 옮겨왔다는 건가요?"
본문 中
최근 현실에 지쳐있을 때 읽어서일까. 책을 통해 완벽한 다른 세계로 빠져들 수 있었다.
'상실의 시대','해변의 카프카'이후 모처럼 맘에 쏙 드는 작품을 읽은 기분이다.
하루키 작품에서는 몸은 현실에 있되 정신은 책을 통해 혼곤한 기분을 느끼는 것이 특징이다.
주인공들의 감정 하나하나를 지나치리만치 꼼꼼히 묘사한다. 대충하는 법이 절대 없다.
비현실적인 풍경들을 아주 세밀하고 적확하게 표현한다.
그래서, 독자들은 그의 소설 속에서 하루키가 하늘에서 고등어를
능청스럽게 떨어트려도 하등 이상한 기분이 안드는 것이다.
음..아무튼
'1Q84'소설을 통해 하루키는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변신에 성공한 듯 느껴진다.
상실의 시대의 감정에 한 가지 더 부과하여 차원이 다른 강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힘을 가졌다고 할까.
2권에서는 소설 '리틀 피플'의 존재와 '공기번데기'에 대한 베일이 벗겨진다.
예상했던 대로 '아오마메'는 훌륭하게 '선구'의 리더이자 '후카에리'의 아버지를
특제 아이스픽으로 살해한다. 하지만, 그녀가 죽인 리더는 리시버(Receiver)였던 셈.
그는 리틀 피플의 대리인이 되어, 종교단체 '선구'의 교주같은 존재가 되지만 퍼시퍼(Perceiver)인
후카에리는 '반 리틀 피플'의 모멘트가 되어 덴고와 팀을 이뤄 '공기 번데기'라는 소설을 쓴 것이다.
구도가 좀 복잡하긴 하지만 의미만 제대로 이해하면 굉장히 재미있고 속도감있게 읽을 수 있다.
그의(덴고) 왕국에서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을 깨닫는 순간(수도 고속도로에서 비상구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헤클러&코흐라는 독일제 자동 권총 총구를 입 안에 넣고 뇌를 관통하게 겨누는 아오마메를
보는 순간.. 가슴이 많이 아팠다.
안타까운 점은 이 소설의 마지막 클라이막스에 '아오마메'와 '덴고'의 접점부분이 없다는 것.
10살때 소녀(아오마메)에게 손목을 잡힌 소년(덴고)가 30살이 다되도록 그 순간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1.2 권 내내 보여주고도 결국 설명도 없이 끝내는 하루키.
하지만 소설 본문 중 자주 등장하는 대사,
"설명을 안 해주면 그걸 모른다는 건, 말하자면 아무리 설명해줘도 모른다는 거야."
어쩌면 하루키는 더 이상 설명해 주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단 생각을 해본다.
또는 마무리할 방법을 못찾고 은근슬쩍 이쯤에서 독자들의 세상으로 돌려보낸지도 모른다.
즉, 이 소설은 1Q84년의 현재, 공기 번데기 안에 또다른 자아를 남겨놓고 다른 세상을 각각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 by | 2009/12/22 14:10 | ♡ 좋은생각 ♡ | 트랙백 | 덧글(0)










